노션 등 온라인 기록 도구 시대, 2025 종이 플래너를 구매한 이유
벌써 12월이다.
이쯤 되면 보통 2025년 트렌드 예상, 플래너가 가장 유행을 타는 시기다. 각종 새해다짐부터, 내년에는 뭘 해봐야지, 하는 열정과 로망이 가득한 시기.
1월, 2월 지나면서 거창하게 세운 계획이 하나, 둘 틀어지면 조금씩 내려놓게 된다. 그래서 처음에 계획을 너무 빡빡하게 세우지 않는게 좋다. 생각지 못한 일로 시간을 뺏기는 경우가 많으니까.
새로운 도전은 계속 하는 편이지만, 일정한 루틴대로 살고 있다. MBTI로 치면 크게 계획을 세우지 않는 P 성향이다. 일단 환경에 나를 집어넣고, 그 시간에 해야할 일을 찾아서 하는 편.
집에는 사놓고 쓰지 않은, 먼지 쌓인 플래너들이 많다.
매년 이맘쯤 교보문고 둘러보다가 이쁜 다이어리 있으면 하나 샀고, 스타벅스에서 음료 17잔인가 마시면 주는 다이어리가 몇개 있다. 딱히 스벅을 좋아하는 건 아닌데, 연말이라 그런가 왠지 그 다이어리가 갖고 싶었다. 물론 1달 이상 플래너를 제대로 써본 적은 없다.
언제부턴가 다이어리를 살까 싶다가도, 책장 한구석에 쌓여있는 플래너를 보면서 언젠가부터 더 이상 구매하지 않았다.
그래도 올 한해를 되돌아보면 매달 이것저것 만들어낸 것은 많다.
사전 계획을 열심히 짜지 않았을 뿐.
왜 플래너를 쓰지 않았나, 매달 회고를 기록하지 않았나를 돌아보면 ‘온라인에 기록할 수 있는데, 굳이 종이 플래너에 할 필요가 있나’에 대한 의문이었던 것 같다.
온라인에 기록하면, 특히 내가 자주 쓰는 구글 문서에 끄적여놓으면 언제라도 찾아보기 쉽다. 대충 키워드만 검색해도, 아이디어를 끄적였던 메모를 찾아보기 쉽다는 점은 엄청난 장점이다.
그럼에도 종이 플래너에 꾸준히 기록하는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온라인 기록 도구를 쓸 줄 몰라서 그런 건 아닐텐데.
드로우앤드류 2025 플래너를 구매한 이유, 오프라인 기록의 장점
올해는 간만에 2025년용 플래너를 구매했다.
드로우앤드류님 영상을 보고 종이 플래너를 쓰는 이유에 대해 설득을 당했다는 게 맞겠다.
플래너를 제대로 써보지 않아서 그런지, 속지의 구성을 크게 따져보진 않았다. 미국에서 근무하실 때부터 문구류를 기획했던 분이다. 종이 플래너를 꾸준히 기록해오신 분이라 충분히 효율적인 방식으로 구성했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
다이어리도 참 종류가 많고, 유명한 브랜드도 많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서 선택할 때는 화려한 언변보다 실제로 오랜 기간 행동하고 있는 사람의 말을 믿는 편이다.
플래너를 구매하게 만든 내용은 아침에 핸드폰을 보지 않고, 오프라인 상태에서 내 생각을 기록한다는 것.
나중에 찾아보기엔 온라인 기록의 장점이 있지만, 아침부터 폰을 잡고 기록을 하면 그 행동에만 집중하기 어렵다. 잘 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내 경우는 이것 저것 뉴스보다가, 쇼츠보다가 얼렁뚱땅 20-30분 잡아먹는 경우가 많다. 잠깐 본다는게, 생각보다 주의력을 많이 뺏긴다.
요즘은 맘먹고 넷플릭스, 유튜브를 보는게 아니면 이어폰을 잘 끼지 않는다. 특히 오전 시간에는 더더욱. 글을 쓸 때뿐만 아니라 ,글을 쓰기 전부터 고요한 상태에서 생각을 정리하는 편이다.
이번에 플래너를 쓰기 시작하면, 온라인에 접속하는 시간을 늦춰보려고 한다. 한시간 남짓한 시간.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한시간을 매일 확보한다는 건 꽤나 큰 시간이다.
앤드류님과의 교류는 없지만, 뭔가 기분좋아지는 다이어리다.
가끔 내가 회사를 다니지 않는다면, 얼굴을 드러내고 저렇게 활동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항상 의문이 든다. 앤드류님 영상을 항상 챙겨보고, 대단하다고 느끼는 건 내가 잘 할 수 없을 것 같은 영역에 대한 동경이 아닐까 싶다.
다이어리의 시작이 2025년 1월이 아니라, 올해 12월부터다.
거의 처음쓰는 거라 어색하긴 한데, 아침마다 끄적여볼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