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상 기록을 정리해서 콘텐츠로 만들어야 오래 두고 본다, 기록 디톡스
문득 떠오르는 생각과 순간을 기록하는 건 잘하고 있었는데, 디톡스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
이번에 단단님이 올린 영상을 보고 꽤나 놀랬다.
이렇게 기록을 많이 하시는 분이, 사진첩에 사진이 100장 이하에, 구글 메모가 그렇게 깨끗하다니.
생각해 보면, 기록은 많이 하는데 다시 들추어보지 않는 기록이 많다.
어디 유명한 곳에 가면 너도 나도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좀처럼 다시 보는 일은 많지 않다.
유튜브 썸네일보다가 ‘어? 다음에 한 번 봐야지’ 하고 나중에 보기 목록에 넣어 놓고 그대로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영상이 많은 것도 마찬가지.
내 구글 드라이브와 구글 킵 메모를 보니 정돈되지 않는 조각으로 흩어진 기록이 정말 많다. 어떤 것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걸 적었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너무 많다보니, 1달 이전의 기록들은 아예 보지 않는 수준.
흩어져 있는 기록을 모아 아웃풋 만들어내기
핸드폰에 있는 사진들을 날짜, 장소별로 폴더를 만들어서 정리하고 보니 후련하다.
실수로 찍은 사진, 별 의미 없는 사진들을 지우고 남기고 싶은 것만 정리하니 다시 찾아보기도 좋다.
핵심 기록을 모아서 새로운 아웃풋을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도 떠올랐다. 이걸 왜 이리 늦게 시작했을까.
특히 최근에 놀러다녀온 영상으로 쇼츠를 만들면서 느끼는 바가 많다.
과거에 특별한 장소에 가서 찍은 영상도 많지만, 하나의 결과물로 가공해놓지 않으니 거의 안 보게 된다.
어쩌다- 정말 심심한 날 누워서 슥슥 넘겨보는 게 아니면, 그냥 창고 어딘가에 처박아 놓은 골동품과 같은 처지다. 이제 와서 보니 너무너무 아쉬운 부분.
당장 올해 찍은 사진과 영상, 메모를 정리하는데만 해도 시간이 많이 들 것 같다.
막상 들추어보니 이렇게 많았나, 싶다. 그래도 하나하나 정리해보니 바지 뒷주머니에 숨겨놨던 비상금 찾은 기분이다. 먼지를 털어내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모든 생각은 시간이 지나면서 휘발된다. 그것도 생각보다 빨리 스치고 사라지는 기억도 많다.
아무리 인상 깊은 강의, 영상을 봐도 자고 일어나면 반 이상 까먹듯이.
기록의 중요성은 알고 있었지만, 여기서 한가지를 놓치고 있었다. 조각으로 끄적여 놓은 기록은 잠깐 붙어있다가 떨어져 나간다는 것.
기록을 구조화해서 결과물로 만들어내야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고, 내 것이 된다. 꼭 그 아웃풋이 글로만 기록해야 하는 건 아니다.
영상으로 내가 살아온 기록을 정리하는 과정에도 재미를 느끼고 있다. 이것저것 벌리는 일이 많다 보니 머리가 아플 때도 종종 있었다.
기록 디톡스, 이번 9월에 내게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싶다.
충분히 덜어내야, 새로 담을 수 있다는 말이 많이 와닿는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