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부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는 시간 부족보다 에너지 문제다
잠을 많이 못 자서 그런가, 최근 일주일 간 그냥 멍- 한 상태로 보내고 있다.
10시가 좀 넘은 시각.
평소보다 일찍 잠에 들었는데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다.
괜히 자극적인, 내 시선을 끄는 유튜브 영상 없나 뒤적거리다가 시간을 보냈다.
퇴근하고 넉넉한 건 아니지만 내가 끄적거릴 수 있는 시간은 4시간 남짓.
평일치고는 꽤나 넉넉한 자유다.
일상과 같은 가벼운 글을 하나 쓰고는 진도를 나간 게 없다.
유난히 별이 빛나는 밤이었다. 무슨 별자리인지 북두칠성인지 모르지만, 그냥 멍하니 보고 있었다.
집중이 잘 안 될 때는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기보다 산책을 하는 편이다.
이어폰 없이, 이것저것 생각 정리하며 걷는다. 왠지 모르게 이번에는 멍한 상태가 긴 편이다.
이걸 번아웃이라고 해야 하나.
할 일이 없는 것도, 목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최근에 일을 너무 많이 벌려놔서 그런가, 조금 지친 것 같다.
올해는 나 또한 새롭게 도전한 일이 많았다.
티스토리 블로그도 공개적으로 새로 키워내고 있고, 온라인 강의도 시작했다.
분명히 상반기가 훨씬 바빴고, 지금은 상대적으로 덜 바쁜데도 오히려 아웃풋이 죽었다.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건 아니다.
시간은 있는데, 해낼 에너지가 없다는 말이 맞겠다.
내가 잘 하는 것과 타인을 잘 가르치는 능력은 별개다
올해 들어서 나에게도 큰 변화가 생겼다.
혼자 열심히 해서 성과를 잘 내면 되는 환경에서 초보가 성과를 내도록 이끌어가는 과정을 함께 하게 된 것.
역시나 사람을 대하는 게 가장 에너지가 많이 든다.
각종 걱정과 불만에 대해 같이 고민해야 하는 상황. 내가 직접 하는 것보다 상대방을 이끌어 가는 게 훨씬 어렵다.
사람을 대하며 배우는 것도 많지만, 그만큼 에너지도 많이 쓰고 있다.
이 또한 아직 내공이 부족해서겠지.
아직 대인관계에서 오는 고통에 대한 대처능력, 생각하는 방식이 미숙해서가 아닐까.
AI가 점점 들어오고 있는 시점에서 사람과의 유대,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이전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또한 내가 가는 길에서 중요한 성장통 중의 하나다.
성과를 앞세우기보다 함께 성장하는 방식으로 증명해보이고 싶다.
많이 시도해봐야 적은 에너지를 쓰고도 지속할 수 있다
누군가는 많이 시도하는 것을 무식한 방식이라고 볼 테고,
누군가는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본다.
많이 시도해보는 건 때로 무식해 보이지만,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일이 잘 풀리는 경우도 많다.
그건 아마
A때문에 어려울걸?
시도해보지 않고 지레 겁을 먹으면, 나아갈 수 없다.
더 많이 실패하더라도, 시도하는 횟수를 늘려서 작은 성공을 쌓아야 한다. 내가 올해 티스토리를 처음부터 공개적으로 시작한 것 또한 여러 번 반복해서 성공해 봤기에 공개적으로 시도할 수 있었다.
사람이 하루에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한다.
잘 분배해서 써야 한다는 말도 있고,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한 번 시도하는 데 드는 에너지의 양이 줄어들게 해야 한다.
물론 이건 뭔가 기술적인 방법 하나 배운다고 갑자기 줄어드는 게 아니다.
스스로 체득해야 한다. 시도의 횟수를 늘려서, 반복하다 보면 노하우가 생긴다.
노하우가 생긴다는 건, 처음 할 때보다 더 적은 시간, 더 적은 에너지를 들여서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내가 최근 번아웃 비슷한 녹초 상태가 되는 것도, 최근에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영향이 클 테다.
일 자체가 엄청 많아져서는 아니다. 분명히 상반기가 훨씬- 일이 많고 바빴으니까.
신경 써야 할, 새로운 것들이 많다 보니 에너지 소모가 심했다. 원래 잘 모르고 잘 못 할 때는 어렵고, 재미없고, 스트레스 만땅 받는다.
에너지가 방전되면, 시간이 있어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렇게 생산성이 떨어질 때는, 며칠간 푹 쉬는 게 도움이 된다. 하는 것도 아니고, 노는 것도 아닌 상태를 지속하면 오히려 회복이 더디기에, 쉴 때는 아예 그냥 쉬는 편이다.
백종원 님이 주관하는 축제에 와서 실컷 먹고, 푹 놀았다. 조금 충전된 듯하다.
내일까지 푹 쉬어야지.
이번주에 좀 쉬면서 최근 2년간 만들었던 영상과 글을 쭉 둘러봤다.
그래도 1년 동안
생각보다 많은 글을 쓰고,
영상도 많이 만들었구나
싶었다.
이만큼 해올 수 있었던 것도, 7년 동안 꾸준히 해왔던 짬밥이 있어서 가능했을 테다.
원래 무언가를 처음 시도할 때는 어렵고, 고통스러운 게 당연하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 어디 없나,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직접 시도하지 않는 게 가장 위험하다.
무식해 보이지만, 이 시기를 버티면서 꾸역꾸역 해내다 보면 어느새 별생각 없이, ‘그냥’ 할 수 있는 때가 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