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사람을 대체하는 시대, 글쓰고 읽는 공부는 여전히 필요한가
AI의 발전 속도가 무섭게 빠르다. 몇몇 키워드, 명령어만 입력하면 몇천 자의 글을 그럴듯하게 작성해 주는가 하면, 텍스트를 기반으로 영상까지 제작해 준다.
아직 어색한 부분들이 있지만,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더 자연스러워질거라는 건 다들 느끼고 있을 테다.
뒤처지지 않으려면 뭘,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다들 불안해하는 시기다.
‘다음 세대는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가 요즘 핫한 이슈라고 한다. 그전에, 지금 당장 현업에 있는 중심축인 30-40대의 고민이 더 심각하지 않나 싶다.
단순 기초적인 업무를 시작으로,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영역이 조금씩 많아지고 있기 때문.
단순히 AI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방법을 돈주고 배우면, 그 방법이 통하는 시기는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는다.
AI로 양산형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 전부라면, 더 진화된 AI 소프트웨어가 나올 때마다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렇다면 뭘 공부해야할까.
최근에 본 한 칼럼에서 와닿는 문구가 많았다.
변하지 않는 가치의 중요성, 글쓰기와 읽기
과학기술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가 뭘까?
그것은 역사에서 교훈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진화심리학에 따르면 인간의 본성은 몇만 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데 너무 많은 자원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변하는 것보다 변하지 않는 것을 먼저 생각해 보는 편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현재 CEO, 제프 베이조스
“전략은 변하지 않는 것에 토대를 두어야 한다.
사람들은 나에게 5년 후나 10년 후 무엇이 변할 것인지는 묻지만, 무엇이 변하지 않을 것인지는 묻지 않는다.”
아무도 미래를 알지 못한다.
교육에서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
2500년 전 고대 그리스의 ‘철학’ 역시 지금도 유효하다. ‘예술’은 어떤가.
10년 후에도 노래 부르고, 춤추고, 그림 그리지 않을까?
내가 하루 종일 하는 일은 ‘읽고, 듣고, 쓰고, 말하는’ 것이다.
변화는 주로 과학기술의 발전이 만들어낸다.
과학기술의 미래 예측이 옳았던 적은 거의 없다.
변화의 예측이 어렵다면 변하지 않는 것부터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물리에서도 가장 먼저 할 일은 변하지 않는 물리량들을 찾는 것이다.
ㅡ 물리학과 교수, 김상욱
예측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지 말 것.
변하지 않는 가치를 찾고 공부할 것.
인용이 꽤나 길었는데, 그만큼 두고두고 보고 싶은 내용들이었다.
내가 이공계열을 전공해서 더 와닿는 문구인 것 같기도 하다.
사회가 빨리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지식을 쉽게 습득할 수 있는 환경에 있지만, 그 지식을 바탕으로 예측을 하게 되면서 쉽게 행동하지 않는다.
남들은 AI 활용해서 쉽고 빠르게 하는 것 같은데, 나만 비효율적으로 하고 있는 듯한 느낌.
그래서 더 망설이는 분들이 많아진 듯하다.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앞으로 더 많은 우위를 점할 거라는 내용에는 동의하는 편이다. 하지만 잘 활용할 수 있으려면, 주체적으로 AI에게 일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내 주관이 뚜렷해야 한다.
글을 읽고 쓰면서 내 생각을 시각화하고, 더 명확하게 인지하는 것부터 시작이 아닐까.
기본이 탄탄해야 응용을 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따라가는데 허덕이지 말자.
기술적인 부분은 대체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 같이 일하고 싶은, 같이 소통하고 싶은 생산자가 되어야 함을 체감하고 있다.
개인주의가 심해진다고 하지만, 의외로 ‘사람 간의 관계’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더 커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