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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걸린 프로젝트에서 웃으며 협업하려면, 성과가 있어야 한다

SEO아레나 2024. 8. 30.

대학생 때 조별과제를 떠올려 보면, 썩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진 분들이 많을거예요.

물론 이성친구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실제로 좋은 추억을 가지고 계신분도 있겠지만요 하핫.

 

부수적인 요소는 빼고, 조별과제의 성과만 놓고 얘기해볼까요.

처음에는 보통 밝은 분위기로 시작합니다. 자기소개를 하며 하하호호 웃기도 하고요, 서로의 장점을 칭찬하며 밝은 미래를 그리기도 합니다.

 

 

A, B, C의 장점을 살려서 하나로 합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 같은 느낌.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는 조금씩 바뀝니다. 이상적으로 계획했던 것들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기도 하고요, 시간에 쫓기면 현실에 타협하기 시작합니다.

 

A는 타협한 결과에 나름 만족스러워하지만, B는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C는 마음이 떠서 ‘아몰랑’ 스탠스를 취하기도 하고요.

같은 조별 과제라도 누군가는 진심으로 임하지만, 누군가에겐 그냥 사소하고 많은 과제 중의 하나일 겁니다. 적당히 B학점만 받으면 되는 정도의 마음.

 

이런 태도의 차이는 서로가 쉽게 인지하게 됩니다. 조금씩 불편해지지요. 

‘너는 왜 이렇게 열심히 안 하니’하고 말하는 쪽과, ‘굳이 이런거에 시간 많이 써야 돼? 그냥 적당히..’ 하는 부류로 나뉠거예요.

 

물론 어느 쪽이 정답은 아닙니다. 저마다 중점을 두는 가치가 다르니까요.

‘조별과제는 결국 조장이 다 한다’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것처럼, 학교 과제는 그렇게 흘러가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돈이 걸린 협업에서 성과 없는 화목함은 오래가지 않더라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 특히 회사 밖에서 누군가와 협업을 한다는 건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보통 돈이 걸려있지요.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상품, 서비스를 판매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

꽤나 냉정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회사 안은 전쟁이지? 회사 밖은 지옥이야’라는 미생의 명대사가 있는 것처럼, 개인이 모여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건 생각보다 사람과 성과에 의한 스트레스가 큽니다. 내 맘대로 하기가 어렵거든요.

나에게 일을 시키는 상사는 없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더 힘들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도 그런 것 같아요. 회사 일은 마음을 좀 내려놓으면, 내 일만 열심히 하면 됩니다. 성과가 안 좋으면 조금 혼날 수도 있지만, 월급은 똑같이 나오니까요.

 

학교에서는 능력에 상관없이, 선배와 후배라는 관계에 의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정 분야에서 나름 잘 하는 선배가 능력보다는 성격적으로 잘 맞는 후배들을 데리고 좋은 성과를 내기도 하지요. 실제로 그게 더 재밌습니다. 성과가 좋지 않을 때도 웃을 수 있고요.

 

 

 

하지만 사회에서는 보통 능력 중심으로 모이게 됩니다.

마케팅 담당, 코딩 담당, 디자인 담당 등 각 분야의 경력자들이 모여서 프로젝트를 짭니다.

보통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 같이 하기에, 나름 경력이 빵빵한 분들이 모이면 처음에는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저도 비슷한 상황에서 기대가 컸고요.

 

하지만 현실은 기대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는 변수가 많습니다. 

대학 때는 경험이 많은 선배의 의견대로 다같이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있지요. 의사결정이 빨리 됩니다. 빨리 잘 되거나, 완전 망하거나 둘 중 하나지만요.

 

경력자가 많이 모인 곳에서는 의사결정이 쉽지 않습니다.

‘이거 제가 전에 비슷한 거 해봤는데 그렇게 하면..’ 이런 식의 대화가 많아지거든요. 물론 그나마 팀의 성과가 좋으면 어째어째 좋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성과가 기대이하로 좋지 않을 때.

성과가 저조하면 조금씩 불만이 나옵니다. 저마다 ‘A가 이렇게 해주면 더 잘 될 것 같은데’ ‘B가 고집부리지 말고 이걸 해준다면..’ 하는 피드백이 오고 갑니다.

 

여기서 의견 조율이 잘 되면 좋겠지만, 그게 참 쉽지 않죠.

각자 성공을 경험했던 방식이 다르기에, 한 방향으로 다같이 몰입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저도 쓸데없이 저만의 고집이 있습니다. 가끔 선비인척 하는건가 싶기도 하고요.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면 소신이 있는 사람이 될 테고, 성과가 나지 않으면 고집이 센 사람처럼 보이겠지요.

같이 웃으며 일할 수 있도록, 제 전문 분야가 아닌 곳에서는 남들이 원하는 것에 귀를 더 기울여봐야겠습니다. 

 

'본질, 본질, 본질'만 외칠 게 아니라 가시적인 성과도 있어야 함을 많이 느끼는 요즘입니다.

내 걸 내려놓으면서 따라가야할 지, 쓸데없는 소신을 가져가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은 저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어렵네요. 으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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