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면 성공한다는 건 기득권의 세뇌일까｜테크몽, 크리에이터의 소신

IT, 전자제품에 큰 관심이 있는 건 아니라 평소에 챙겨보진 않지만, 핸드폰을 새로 산다거나 이어폰을 새로 살 때 가장 먼저 찾아보는 게 유튜버 테크몽님 영상이다.

유튜버로서 좀 더 수익에 집중하자면 장점을 위주로 리뷰하고, 불편한 얘기는 최소화하면 되겠지만

아닌 건 아니라고 정직하게 말씀하시는 분.

 

직접적으로 다루기엔 망설여지는, 보통 쉬쉬하는 불편한 문제를 다루시는 걸 보고 구독을 넘어서 팬이 되었다. 실제로 제품의 단점을 솔직하게 말씀하시다보니 기업의 후원을 적게 받기도 하고, 수익만 보자면 아쉬운 부분도 많을 테다.

 

저렇게 정직한 모습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그 다음 단계를 보고 달리고 있기에, 지금처럼 소신있게 콘텐츠를 만들어나가고 있는게 아닐까.

물론 그 과정은 참 외롭고, 쉽지 않은 길이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얘기를 나누어 보고 싶었는데, 마침 부산 강연을 하셔서 찾아뵈었다.

 

 

크리에이터, 사람 그 자체의 매력

테크 유튜버, 테크몽님

테크몽 Techmong

 

유튜브 영상에서도 말을 참 잘하신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실제 강연에서 느낀 건 그냥 ‘말을 잘 한다’를 넘어서 편안하고 친근하게 접근하는 방식에서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기술적으로 고급 정보를 제공한다거나, 말을 잘 하는 분의 강의를 들으면 머리로 ‘대단하네’ 생각이 들고 끝이다. 그걸 넘어서 팬이 되는 과정은 가슴으로 와닿는, 크리에이터 그 자체의 매력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하는 영향도 있겠지만, 사실 얼굴이 나오는 상태로 유튜브를 한다고 해도 테크몽님처럼 내가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솔직히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더 크게 든다.

 

기술적으로 상대방을 만족시키는 건 내가 열심히- 준비하면 되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는 건 ‘단순히 열심히’ 해서만 되는 건 아니기에, 훨씬 대단한 능력인 것 같다.

사람의 매력이라는게, 이론적으로 공부해서 그대로 따라할 수 있는게 아니지만 따로 1가지만 물어볼 수 있다면, 꼭 물어보고 싶은 부분.

 

큰 사건을 한 번 겪고 나서 더 단단해지신 느낌이었고, 여유있게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내 미래가 저랬으면 좋겠다’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다.

 

 

불편한 현실을 마주하는 콘텐츠, 다음 단계를 보고 간다

 

불편한 현실의 실체를 공개하는 콘텐츠는 양날의 검이다.

그만큼 이슈도 되고, 댓글도 많이 달리고, 조회수도 많이 나오지만 아무래도 크리에이터 또한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아무리 옳은 말을 하더라도, 나에 대한 잣대도 더 높아진다.

 ‘너는 뭐가 다른데?’, ‘너는 얼마나 깨끗한데?’ 라는 차가운 반응과 악플을 받는 일도 많다.

그렇기에 대부분 내가 직접 부정적인 콘텐츠를 다루는 건 주저한다. 관심을 끌기에는 성공적일 수 있지만, 부작용이 크기 때문.

 

나 또한 내가 주력으로 다루는 분야에서 명백한 ‘사기’와 구독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에 대해서 불편한 현실을 다룬 적이 있다. 현실을 알려줘서 고맙다는 댓글도 있지만, 내가 올라가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찍어누르는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그래서 사실 망설여진다. 이렇게해서 내가 얻는 건 무엇인가.

정의로움? 그런 정의감 넘치는 영웅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당장에 수익은 좀 적더라도, 비정상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솔직한 콘텐츠를 만들어왔다.

주변에서는 ‘니가 얻은 건 뭐냐, 돈은 다른 사람들이 다 벌었구만’ 소리를 여러번 들을 때는 잘 하고 있는 걸까 싶었던 때도 있다.

 

잠깐이나마 테크몽님과 대화하며 다시 마음을 잡았다. 진심으로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뵐 수 있기를.

가장 와닿은 건 정직한 콘텐츠를 쌓아가는 것도, 나를 소개하는 일부가 된다는 것. 물론, 부정적인 콘텐츠를 많이 다루거나, 공격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건 조심할 것.

 

단순히 구독자 수, 수익 얼마를 단기적으로 보고 달리는 건 아니다.

그 다음 단계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그려놓은 건 아니지만, 나아가려면 결국 정직해야 하고, 실력이 있어야 한다. 후킹으로 사람을 모아서 할 수 있는 건 지속되지 않으니.

 

역시 사람을 통해서 배우고, 느끼는게 가장 크게 와 닿는다. 

마음 한 켠에 숨겨두었던 불안한 속마음을 들킨 느낌. 

외형적인 성장 속도가 좀 느릴지라도,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걸어야겠다. 이 또한 부업으로 하고 있으니 여유를 가질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본업이었다면, 먹고 살아야하니 조급해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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